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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럿 돕소니안(Strut Dobsonian) 만들기 1 본문
2010년경 부터 4년 정도 아래 사진에 보이는 스카이워쳐 10인치 돕소니안 망원경을 사용했다. 이런 양산형 제품의 광학적 성능은 일반적으로 사용하기에 문제가 없지만, 그 크기와 무게가 운용하는데 상당한 제약을 준다. 경통만 대략 14-5kg정도 되고 경통을 받쳐주는 가대도 비슷하게 무거운데다 부피도 상당해서 이동이 쉽지 않다. 특히 경통을 지지해주는 가대의 밑부분, 동그랗게 되어있는 회전판 부분이 상당히 커서 웬만한 승용차 트렁크에는 집어넣을 수도 없다. 그래서 보통 도심을 벗어나 관측을 갈때 조수석과 뒷자리는 이 망원경 한 녀석에게 양보해야 하는 경우가 종종 생긴다. 나는 물론 이 경통을 사용할 때까지는 집밖으로 가지고 나간적이 한 번도 없었지만, 집안에 있던 녀석을 꺼내서 테라스에 설치하는것도 일이었다. 게다가 두 녀석을 결합한 후에는 무게가 25-30kg 정도 되는데다 덩치도 커서 한번에 들고 잠깐 옆으로 옮기는 것조차 매우 힘든 일이 아닐 수 없었다.
하지만, 당시에는 집에서 주로 행성을 관측했던 터라 이동성은 사실 크게 문제가 되진 않았었고, 양산형을 사용하는 사람들은 누구나 느끼겠지만 경통의 움직임이 큰 불만사항이었다. 돕소니안 망원경은 그 자체로는 추적장치가 없기 때문에(최근에는 모터를 장착하거나 돕 가대 밑에 EQ 플랫폼이라는 장치를 설치해서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손으로 경통을 상하/좌우로 움직여 주면서 대상을 관찰하게 되는데, 양산형 돕소니안의 경우에 이 상하/좌우 움직임이 썩 만족스럽지 못하다. 저배율 대상을 관측할 때는 배율이 낮고 시야도 넓어서 덜 민감하게 느껴지겠지만, 고배율 관측에서는 실제로 보이는 시야가 매우 좁고 배율도 높기 때문에 대상을 따라갈 때 경통을 아주 조금씩 상하/좌우로 움직여야 하는데 경통을 움직일 때 너무 큰 힘이 필요하다거나 대상이 시야에 들어와서 힘을 빼주었는데도 경통이 약간씩 더 움직여서 대상을 놓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이 스카이워쳐 돕소니안의 경우 좌우 움직이는 부분은 이전 사용자가 튜닝을 좀 해놓아서 아주 불편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상하방향의 움직임은 고배율 관측시 매우 불편했다. 거의 경통을 위아래로 손으로 미세하게 움직이는것은 불가능하다시피해서, 고배율 대상이 시야에 들어오게 되면 손으로 경통을 툭툭 쳐주면서 대상을 추적해야만 시야에서 벗어나지 않고 관측을 할 수 있었다. 특히 내 경우에 행성관측에 사용하는 아이피스들이 주로 프뢰슬이나 오르소 형식의 아이피스들이거나, 직접 제작한 볼(Ball) 아이피스 같은 것들인데 이 아이피스들은 렌즈 매수가 적어서 고배율 행성 관측에 좋은 성능을 내어주었지만 대부분이 시야각이 좁은편이었기 때문에 미세조정이 원활하게 되지 않는것은 관측시 큰 불편사항일수 밖에 없었다.
이러한 불편함과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찾다보니 클래식 디자인의 돕소니안의 경우 모듈형식으로 되어 있기 때문에 이동시에 편리하고 상하/좌우 움직임이 부드럽고 미세한 이동도 가능하여 편안한 관측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어 기존 10인치를 개조하려고 계획하게 되었다. 관련 지식을 찾아가며 준비하던 중에 이왕에 새롭게 돕소니안을 만드는김에 본인의 주 관측대상인 행성관측에서 관측 배율을 좀 더 높이고픈 욕구가 더해져서 더 큰 구경의 망원경으로 교체를 결심하게 되었다. 예전부터 천체망원경 동호회에 회원가입을 하고 미러 연마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지만, 좀처럼 시간이 허락하지 않아 그냥 유령회원으로 지내던 처지였던지라, 광학계는 기존의 것을 사용하고 돕소니안 몸체만을 제작하기로 마음먹게 되었다. 처음 12인치와 16인치를 두고 오랫동안 고민했었는데, 당시 국내에서는 12인치 이상의 경통을 구입하는데 비용도 많이들었고, 중고매물도 흔하지 않았기 때문에 미국 아스트로마트와 클라우디나이트 사이트와 같은 중고장터를 열심히 뒤지면서 적당한 미러를 물색하였다. 12인치로 할것인가 16인치로 할것인가 고민이 좀 있었는데, 12인치의 경우 목표 배율이 300배정도, 16인치의 경우 400배 정도를 생각하고 있었지만, 당시 3년여 기간동안 10인치 돕으로 행성을 계속 관측해본 결과 우리나라의 날씨에서 400배 이상의 배율에서 안정적인 상을 허락해주는 날이 과연 얼마나 될것인가 하는 사실과, 16인치 돕의 크기가 아무리 모듈형 클래식 형식의 돕이라 해도 상당하다는 점이 고민거리였다. 그러던 중 미국 아스트로마트에 양산형 Coulter사의 13.1인치 미러를 꽤 이름이 알려진 미러 제작자였던 Swayze라는 사람이 재연마한 물건이 좋은 가격에 올라온것을 보고 구입을 결정하게 되었다.
돕 제작을 결심하면서 몇가지 필요사항이 있었는데 쌍안장치를 사용하기에 쉬울것, 무게추나 스프링과 같은 번잡스러운것이 없이 1킬로가 넘는 무거운 아이피스와 몇십 그램 밖에 안나가는 가벼운 아이피스를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을 것 등이었다. 이러한 조건을 충족시키려면 일반 트러스 시스템으로 구현하기에는 좀 까다로운면이 있었다. 쌍안장치를 사용하게 되면 광로가 길어지다보니 바로우렌즈를 사용해야 해서 행성관측을 위해 준비해둔 단촛점 아이피스들은 사용하기 어려웠다. OCA라는 것을 사용해서 이를 해결할 수 있겠지만, 당시 가지고 있던 쌍안장치에는 적용이 쉽지 않았기 때문에 바로우없이 쌍안장치에서 촛점이 나오도록 하기 위해서는 어퍼케이지의 위치가 가변적일 필요가 있었다. 일반 클래식 시스템에서 이를 적용하자면 8개나 되는 파이프를 쌍안장치용으로 따로 구비하거나 다소 복잡한 디자인을 해야 하지만 스트럿 시스템의 경우에는 좀 더 쉽게 해결할 수 있었고, 두번째 문제인 무게중심의 변화 문제에 있어서도 스트럿 시스템의 경우에 파인더를 무게추처럼 사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어서 결국 스트럿 돕 형식으로 가게 되었다.
13.1인치를 만들기에 앞서 실험적으로 기존의 10인치를 3스트럿 방식으로 만들어보았다. 아래 사진은 완성후 테스트 하면서 찍은 사진인데 어퍼케이지(UTA라고도 하며 포커서, 스파이더와 사경이 부착된 부분) 앞쪽으로 알루미늄 파이프가 나와 있는데 UTA 위치를 정하기 위해 여러 아이피스들을 가지고 테스트하던 중이라 파이프 길이가 아직 확정되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인데 테스트를 마치고 나서 UTA 위쪽 부분은 절단해 주었다.
완성후 느낌을 말하자면 충분히 해볼만한 일이란 생각이 든다.
움직임이란 측면에서 보면 기존 돕과 비교가 되지 않을 만큼 만족스럽다. 저배율은 말할것도 없고 고배율에서도 어느정도 부드럽게 손으로 대상을 추적할 수 있어서 추적장치 없이도 고배율 관측이 수월했다.
또한 무게에 있어서도 기존 돕에 비해 많이 감량이 되다보니 이동이 보다 수월해진다.
10인치 돕의 경우 원래 시스템에서는 가대와 경통을 합하면 25-30kg 정도의 무게에다 덩치가 커서 조립이 된 상태로는 이동시키기가 수월하지 않았는데 스트럿 형식으로 개조후에는 무게도 많이 줄었지만, 전체적인 크기도 작아져서 가대에 경통부를 올려놓은 상태로도 손쉽게 들고 이동할 수 있을 정도였다.
13.1인치의 경우 전체 무게가 26kg정도 되는데 라이트브릿지 돕의 경우에 12인치가 36kg, 10인치가 29kg 정도 된다고 하는것을 보면 꽤 가벼운편이란 생각이 든다. 좀 더 최적화시켜서 제작을 하게 된다면 23kg정도까지도 가능할것 같은데 13인치 사이즈에 그정도 무게라면 괜찮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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